1. 봄을 알리는 마량진항의 풍경과 제철 주꾸미
봄바람이 살랑이는 계절, 오랜만에 처가가 있는 충남 서천 마량진항에 다녀왔습니다. 마량진항은 사계절 내내 신선한 해산물로 유명하지만, 특히 봄이 되면 꼭 맛봐야 하는 제철 식재료가 있죠. 바로 알이 꽉 찬 '주꾸미'입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친척분이 운영하고 계시는 마량진항 인근의 현지인 맛집, '원양호'에 들러 봄의 미각을 제대로 즐기고 왔습니다.

2. 정감 있는 분위기와 따뜻한 인심이 묻어나는 곳, '원양호'
식당 입구에 들어서니 '원양호 1층 & 2층 직영점'이라는 큼지막한 글씨와 함께 귀여운 임영웅 쿠션이 손잡이에 걸려 있어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창문에는 "당일 조업 상황이나 제철에 따라 차려 나오는 회와 해산물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는데, 직접 담근 개운한 김치를 제공한다는 문구에서 음식에 대한 깊은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간대는 늦은 오후라 한바탕 몰아쳤던 관광객 단체 손님들이 막 빠져나간 후였습니다. 홀을 정리하고 늦은 식사를 준비하시는 이모님들의 모습이 보였는데, 일상적인 대화 속에 묻어나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무척이나 정감 있고 듣기 좋았습니다. 바쁜 일과 후의 여유로움과 현지 식당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식사 전부터 기분이 편안해졌습니다.

3. 금값 주꾸미?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샤브샤브의 매력
올해는 주꾸미 어획량이 예년만큼 많지 않아 가격이 다소 비싸게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주문하기 전 살짝 부담스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1년에 한 번뿐인 봄 제철 주꾸미를 포기할 수는 없기에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주꾸미 샤브샤브를 주문했습니다.

주문 후 곧바로 한상 가득 밑반찬이 차려졌습니다. 원양호의 상차림은 소박하지만 정갈했습니다. 직접 담근 김치는 물론이고, 밥도둑인 간장게장과 각종 나물 무침 등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부터 젓가락이 바쁘게 움직일 만큼 손맛이 훌륭했습니다.
4.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알의 완벽한 조화
드디어 진하게 끓여낸 육수와 함께 싱싱한 주꾸미가 준비되었습니다. 보글보글 끓는 육수에 향긋한 봄나물과 청경채, 배추를 듬뿍 넣고 주꾸미를 살짝 데쳐냈습니다.

가위로 먹기 좋게 자른 주꾸미 다리는 전혀 질기지 않고 야들야들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철 주꾸미 샤브샤브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바로 '머리'입니다. 먹물을 가득 머금은 머리를 푹 익혀 반으로 가르니, 마치 쌀밥처럼 꽉 들어찬 하얀 알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녹진한 맛은 비싼 가격을 잊게 만들 정도로 훌륭한 봄의 맛이었습니다.

5. 화룡점정, 진해진 먹물 육수에 끓여 먹는 라면 사리
샤브샤브를 먹으면서 주꾸미의 먹물이 터져 육수는 어느새 진한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각종 야채의 채수와 주꾸미의 감칠맛이 진하게 우러난 이 완벽한 국물을 그냥 두고 올 수는 없죠. 마지막으로 남은 국물에 라면 사리를 넣어 끓여 먹었습니다.

쫄깃한 면발에 진득한 먹물 육수가 깊게 배어들어, 배가 부른데도 계속해서 젓가락을 부르는 마성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남겨둔 주꾸미 다리와 푹 익은 봄나물을 라면에 얹어 먹으며 완벽하게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6. 마무리하며
비록 올해 주꾸미 시세가 다소 높아 가격적인 아쉬움은 있었지만, 부드러운 주꾸미의 식감과 고소한 알, 그리고 정감 넘치는 충청도 사투리가 어우러져 돈이 아깝지 않은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충남 서천이나 마량진항 인근으로 봄나들이를 계획하고 계신다면, 현지의 넉넉한 인심과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원양호'에 들러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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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 서면 서인로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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